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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영주차장 건설이 도시계획시설로 보아 공익사업에 해당되기 위한 절차적 하자로 취소처분 된 사례

by 윤행정사 2022. 5. 1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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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차공간 부족을 이유로 원고들 소유의 토지를 공영주차장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한 사안에서, 구청장의 위와 같은 결정은 도시계획시설 결정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서 비례원칙 등에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본 판결( 서울 행정법원 2020구합73488)

 

주 문

피고가 2020. 6. 11. __결정·고시한 __ 도시계획시설(주차장) 결정 중 원고들 소유의 서울 000 동숭동 000 대 299.4 ㎡ 토지에 주차장 시설을 신설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한다.

 

1. 처분의 경위

 

가. 원고들은 서울 종로구 __대 299.4㎡(이하 ‘이 사건 토지’라 한다)를 __토지 소유자들__이다.

 

나. 피고는 2020. 6. 11. __ 지구단위계획구역’ 내에 있는 이 사건 토지 일대 442.3㎡를 도시계획시설(주차장) 로 결정하고, 그 지형도면과 함께 이를 고시하였다(이하 ‘이 사건 처분’이라 한다).

이 사건 처분에는 주차장 결정사유로 “계획대상지 주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신설하여 이용주민들의 주차편의를 제공하고자 함”이라는 결정사유가 기재되어 있다.

 

[인정근거] 다툼 없는 사실, 갑 제10호증,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, 변론 전체의 취지

 

2. 원고들 주장의 요지

 

가.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인 원고들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아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. 또한 행정절차법 제27조의2 제1항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아니하였다.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절차상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.

 

나.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__ 따르면, 사업시행자는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하려면 국토교통부장관의 사업인정을 받아야 하고, 국토교통부장관은 사업인정을 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가 있는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, 사업인정 시 그 뜻을 토지소유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.

  그런데 피고가 사업인정을 받았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.

  설령 사업인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1년이 경과하여 구 토지보상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그 사업인정이 실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. 또한, 피고 및 감정평가업자는 토지조서 작성 및 감정평가를 위해 원고들에게 통지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토지에 출입하여 구 토지보상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.

 

다. 이 사건 토지는 면적이 크지 않아 이 사건 처분으로 주차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위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수는 많지 않다. 반면,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은 당초에 계획하였던 이 사건 토지 이용계획이 모두 무산되었다. 이처럼 피고는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비례원칙을 위반하였으므로,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·남용한 위법이 있어 취소되어야 한다.

 

3.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.

 

 

4. 판단

 

가. 행정절차법 위반 여부

 

1)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“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.”라고 규정하고 있고, 제27조의2 제1항은 “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 당사자등이 제출한 의견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.”라고 규정하고 있다. 한편 행정절차법 제3조 제1항은 “처분, 신고, 행정상 입법예고, 행정예고 및 행정지도의 절차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.”라고 규정하고 있다.

 

2)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은 “시·도지사는 도시·군관리계획을 결정하려면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하여야 하며, __ 도시·군관리계획을 결정하려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미리 협의하여야 한다. ___”, 제3항은 “국토교통부장관은 도시·군관리계획을 결정하려면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, 시·도지사가 도시·군관리계획을 결정하려면 시·도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. 다만__건축법 제4조에 따라 시·도에 두는 건축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가 공동으로 하는 심의를 거쳐야 한다.”, 제6항은 “__ 도시·군관리계획을 결정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결정을 고시하고,__관계 서류를 일반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.”라고 규정하고 있다.

 

위 관련 규정에 의하면, ‘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’은 도시관리계획에 대한 다수의 이해계관계인의 의사를 반영하고 그들 상호간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, 공고・공람절차 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, 이는 ‘행정절차법’이 규정한 처분의 일반적인 사전통지, 의견청취, 이유제시 등 절차를 위 목적에 맞게 특별히 규정한 것으로 보이므로,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위 규정상 절차규정은 행정절차법 제3조 제1항의 ‘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’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. 따라서 이 사건 처분 과정에 행정절차법상 이유제시 등의 절차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.

 

3) 설령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,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,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.

 

   가) 이 사건 처분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0조,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, 서울특별시 도시 계획조례 제68조를 근거법령으로 제시하고 있고, 계획대상지 주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신설하여 이용주민들의 주차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는 이유를 포함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.

   이 사건 처분은 고시 형태여서 원고들에게 개별적으로 통지되지는 않았다.

   그러나 도시계획시설결정의 경우 불특정 다수인이 처분 상대방이 되므로 개별적으로 이를 통지하는 것은 어려운 점, 위 행정절차법 조항의 취지는 당사자에게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는데, 이 사건 처분이 고시의 형태로 행하여졌음에도 원고들은 구제절차를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, 이 사건 처분에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. 

 

나) 행정절차법 제27조의2 제1항은 “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 당사자등이 제출한 의견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.”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, 행정청인 피고는 처분을 하기 전 당사자가 제출한 의견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를 반영하여야 한다.

   그런데 갑 제2호증은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이 있은 후인 2020. 7. 13.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는 취지의 의견서일 뿐이어서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 전에 피고에게 의견을 제출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,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.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처분 전에 피고에게 의견을 제시하였음에도 이 사건 처분에 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.

 

나. 구 토지보상법 위반 여부

 

원고들은 피고가 구 토지보상법 관련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나, 구 토지보상법은 이 사건 처분이 있은 후 실시계획이 인가되면 수용 절차에서 적용되는 규정이므로, 도시계획시설결정에 불과한 이 사건 처분 시에 적용될 규정은 아니다.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구 토지보상법에 위배되어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.

 

다. 재량권 일탈·남용 여부

 

1) __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,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.

 

   가) 원고들은__ 이 사건 토지 위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건물 신축에 관한 허가를 신청하였고, 피고 산하 건축위원회는 2018. 2. 8. 원고들의 신청에 관하여 조건부동의를 의결하였다.

 

   나) 원고들은 2018. 4. 3. 이 사건 토지 위에 있던 주택을 철거하고,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.

 

   다) 이 사건 토지 인근인 서울 종로구 동숭동 2-2 대 390.1㎡에는 이 사건 처분이 있기 전부터 계속하여 공영주차장인 oo주차장이 있어 왔다. 피고는 당초 oo주차장을 1층 2단의 주차면수 22면(시설면적 650㎡)의 복층식 주차시설이 갖추어진 주차장으로 건축하고자 하였으나, 추가 부지 매입가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실행하지 못한 채 주차면수 10면의 노지를 위 주차장으로 만들어 사용해오고 있다.

 

   라) 이 사건 토지 반경 200m 이내에는, 주택에 등록된 차량대수는 417대, 주택가 주차용량은 274면인 반면, 상업용 건축물 등을 포함하면 총 등록 차량대수는 473 대, 주차용량은 861면이다.

 

   마)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위 oo주차장을 복층식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는 어떠한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.

 

2)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, 이 사건 처분은 비례원칙에 위반하는 등으로 재량권을 일탈·남용한 위법이 인정되므로,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.

 

   가) 이 사건 토지 인근에 주택을 기준으로 할 경우 주차장이 부족하므로, 새로운 주차시설 확보는 주변 거주자의 원활한 주차공간 제공이라는 공익을 위하여 그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한다. 하지만 개인의 토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여 주차공간을 확보할 경우 대상토지의 소유자는 소유권 행사에 심각한 제한을 받게 되므로, 피고가 다른방법으로 주차장을 추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, 이러한 도시계획시설결정의 정당성이 인정된다.

 

   나) 이 사건 토지 인근의 주차장은 상업시설을 포함할 경우 주차장 확보율이 100%를 넘게 되는데, 만약 이러한 주차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면,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추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. 그런데 피고가 위 상업시설의 주차장을 다각도로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하였다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.

 

   다) 이 사건 토지로 인하여 추가할 수 있는 주차면수는 대략 10면 정도인데, 백동주차장에 피고가 기존에 검토하였던 주차시설을 신설할 경우 12면 정도의 주차용량이 추가되어 굳이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추가할 필요가 없다. 그럼에도 피고는 oo주차장에 위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하여는 검토조차 하지 않고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결정한 것으로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.

   게다가 oo주차장 정도의 부지 위에 복층식 주차시설을 축조하는 데에 어떠한 장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. 나아가 종전에 복층식 주차시설을 짓지 못한 이유도 결국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에 불과하므로, 이러한 이유만으로 사소유권을 박탈하는 것은 법익균형성에도 현저히 어긋난다(참고로 oo주차장 건설공사비는 1,520만 원에 불과하였다2)).

 

   라) 이 사건 토지는 원래부터 나대지의 상태로 있던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기 위하여 기존의 건물을 철거한 것이다. 피고도 이에 관한 건축심의를 하였으므로,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이러한 용도로 사용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.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주차장으로 도시계획시설결정을 함으로써 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할 우려가 생겼을 뿐 아니라 건물 신축을 위하여 기존에 투입하였던 비용까지 모두 손해로 부담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.

 

   마) 이 사건 토지 위에 건물이 철거되었다는 사정 이외에 이 사건 토지가 주차장으로서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특별히 보이지 않고, 도시ㆍ군계획시설의 결정ㆍ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제30조 제1항 제3호는 주차장의 결정기준으로 대중교통수단과 연계되는 지점에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, 이 사건 토지가 이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.

 

5.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,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.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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